"원자 자기적 특성 관측 성공…양자 소자 구현에 한 걸음"
IBS·미국 IBM 알마덴연구소 공동연구, '사이언스'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양자 전자소자'를 구현하려면 원자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측' 자체가 측정 대상인 원자에 영향을 주는 양자적 성질 때문에, 단일 원자의 특성을 알아내는 데는 어려움 많았다. 이런 가운데 한미 공동연구진이 원자 하나의 특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는 IBS(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 연구단과 함께 "고체 표면 위에 있는 원자의 전자스핀(spin)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연구진은 산화마그네슘(MgO) 표면 위에 타이타늄(Ti) 원자를 올려 두고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마이크로파 펄스를 나노 초(10억분의 1초) 단위로 순간적으로 가했다. 이 마이크로파 펄스를 이용해서 스핀 상태를 제어했고, 이후 나타나는 전류의 변화를 바탕으로 특성을 측정했다.
스핀은 원자핵 또는 전자의 자전으로 인한 각운동량 단위로 자성(磁性)과 관련이 있다. 스핀은 양자컴퓨터·초소형컴퓨터 등 차세대 정보처리 장치를 위한 초소형 메모리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 정밀한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작년 10월 연구진은 단일 원자의 핵스핀을 관찰하는 방법을 처음 개발해 '사이언스'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엔 마이크로파를 연속적으로 투사하는 방법을 썼는데, 이때는 원자 스핀 방향이 계속 변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IBS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은 "원자의 스핀 상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그간 정확한 관측이 어려웠는데, 이제 스핀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게 돼 원자를 원하는 상태로 설정하고 관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표면 위 원자의 양자 시스템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시스템을 양자 컴퓨팅의 큐비트(qubit : 양자정보 기본단위)에 활용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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