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 美국방에 "시리아서 온 미군 이라크 주둔 못 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압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 온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난 뒤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시리아 북동부에서 철수한 미군 부대가 이라크 영토 안에 주둔하도록 허가하지 않았다"라며 "이라크 정부는 이들이 이라크로 이동한 데 대해 모든 국제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리아에 주둔했던 미군 중 700여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철수 명령에 따라 21일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이동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들이 이라크 서부에서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가 이라크가 반발하자 미국으로 결국 복귀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와 관련, 나자 알샴마리 이라크 국방장관은 23일 AP통신에 이들 미군이 4주 안으로 이라크에 이미 도착한 군 수송기 편으로 쿠웨이트, 카타르 또는 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또 "에스퍼 장관이 총리에게 '미국은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하고 미군은 이라크 정부의 확인 아래 이라크에 출입할 것이다.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한다는 보도는 오보다'라고 말했다"라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23일 로이터통신에 "에스퍼 장관이 말한 것처럼 미군은 이라크 정부가 요청해야 이라크에 주둔할 것이다"라며 "시리아의 미군이 이라크를 통과하는 데 수주가 걸리지만 이라크 정부와 절차를 잘 조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시리아에서 온 미군이 (이라크 정부의 동의없이) 이라크 서부에서 IS 소탕 작전을 할 것이라고 미국이 발표하자 이라크가 화가 난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5천여명이 주둔한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유지하려는 이라크 정부는 양국의 군사력이 자신을 무시하고 이라크에 진입하는 데 매우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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