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남중국해 9단선' 애니메이션 비판에 가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은 장면이 담긴 애니메이션의 비판에 대만도 가세했다.
23일 연합보와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리치웨이(李?維) 타이난(台南)시 시의원은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에 중국의 주장을 반영한 남중국해 지도가 등장한 것에 대해 이 영화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영상 수정 혹은 상영 금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만 문화부는 "우리의 주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며 외국 영화가 중화민국(대만)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문화부가 제재에 나설 경우는 지난 2015년 삭제된 영화법 26조(영화 검사와 삭제·축소) 대신 영화 등급 심의가 가능한 규정이 들어 있는 아동 및 소년 복지와 권익보장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만 배급사인 UIP 대만지사는 전날 저녁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타이핑다오(太平島·영문명 이투 아바)를 실효지배 중이다.
타이핑다오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가장 큰 암초로, 대만군은 이곳에 40㎜ 고사포, 20㎜ 기관포, 81㎜ 및 120㎜ 박격포, AT-4 대전차 로켓 등을 배치해 군사 기지화했다.
앞서 베트남은 어바머너블 애니메이션의 상영을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문제 장면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상영 허가를 내줬다.
어바머너블은 중국 출신의 소녀 '이'(Yi)가 과학자들에게 감금된 설인(雪人)을 구해 고향인 에베레스트산으로 데려가는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드림웍스와 중국 펄 스튜디오가 합작한 이 작품에는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온다.
중국은 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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