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개표상황 '깜깜'…투명성 확보 요구 빗발

입력 2019-10-22 00:43
볼리비아 대선 개표상황 '깜깜'…투명성 확보 요구 빗발

개표 83%에서 15시간 넘게 멈춰…메사 "선거결과 조작, 좌시 않겠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가 15시간 넘게 업데이트되지 않아 야권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오전 볼리비아 선거관리당국인 최고선거재판소(TSE)의 개표 결과 웹사이트는 개표 83.76% 상황에서 멈춰 있다.

전날 투표가 마감된지 4시간 만에 TSE가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개표 결과 그대로다.

16%가량 개표가 남은 상황에서 좌파 여당 사회주의운동(MAS)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45.28%, 중도우파 연합 시민사회의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38.16%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두 후보가 12월 15일 결선 맞대결을 치르게 된다. 볼리비아 대선에선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서면 당선을 확정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선에서 승자가 결정된다.

전날 중간 개표 결과 발표 후 메사 후보는 결선 투표를 기정사실로 하며 "의심의 여지없는 승리"라고 자축했다. 결선에서 야권 표가 결집하면 승산이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4선에 도전하는 모랄레스 대통령은 그러나 농촌 지역 표가 개표되면 격차가 더 벌어져 결선 없이 당선을 확정지을 것이라면서, 개표 완료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개표 결과가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으면서 메사 후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야권은 선거 전부터 모랄레스 정부의 부정 선거 시도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그는 트위터에 "선거 결과가 조작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협잡 시도에 맞서 시민의 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미주기구(OAS) 선거감시단은 TSE에 개표 결과 공개가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지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각국 정부도 우려를 표명했다.

마이클 코작 미 국무부 차관보는 트위터에 "미국은 볼리비아의 대선 결과, 특히 전자 개표 발표의 갑작스러운 중단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선거관리 당국은 볼리비아 국민이 존중할 수 있도록 개표 과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파 정권인 브라질 외교부도 개표 결과 발표가 예상치 못하게 중단된 데 우려를 표했고, 아르헨티나 외교부 역시 발표가 신속하게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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