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단선, 베트남 수입 中 자동차 내비게이션에도 버젓이 등장
베트남 고객 항의…일부 차량 부품 통째로 갈아야 해 '교체 불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담은 '구단선 지도' 논란이 베트남에 수입된 중국산 자동차에까지 번졌다.
구단선은 중국이 국제법을 무시한 채 남중국해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U자 형태로 그린 9개의 선인데, 베트남 내 중국산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지도에 버젓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1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리(Geely), 중타이, 베이징자동차(Baic) 등 4개 중국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카일린사는 지난 19일 한 고객이 중타이 T600 모델 내비게이션 지도에 구단선이 그려졌다고 항의하자 사과했다.
업체 사장인 응우옌 데 훙은 "내비게이션에 있는 지도는 교통 데이터가 부족해 베트남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술팀이 해당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중타이 차량의 중국산 지도는 구글 지도로 대체돼 왔지만, 모든 중국산 차량에서 구단선이 표기된 지도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예컨대, 베이징자동차의 Q7 모델의 경우에는 '구단선 지도'를 없애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것은 물론 차량의 다른 부품들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내비게이션의 구단선 지도가 문제가 되자 카일린사 소속 딜러와 중개상들은 하노이와 호찌민시 매장에서 고객들이 중국산 수입차 차량 내부를 살펴보는 것을 막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호찌민시 당국은 최근 개최된 국제관광엑스포에서 구단선 지도가 있는 안내 책자를 가져온 중국 관광업체 부스를 폐쇄하고 책자를 모두 압수했다.
베트남 정부도 지난 13일 구단선 지도가 나온다는 이유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의 상영을 전면 금지하는 등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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