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부부 "언론보도로 상처…아프리카로 뜨고 싶다"

입력 2019-10-21 12:01
英 해리 부부 "언론보도로 상처…아프리카로 뜨고 싶다"

다큐멘터리서 심경 토로…6주간 공식활동 중단·'가족 휴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최근 타블로이드 매체를 고소한 해리 영국 왕손 부부가 공식활동 일시 중단을 알리며 언론 보도에 대한 중압감을 거듭 토로했다.

서식스 공작 부부(해리 왕손 부부의 공식 직함)가 다음달부터 6주간 왕실 일원으로서 공식 임무를 중단하고 '가족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일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ITV로 방송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공적 임무의 부담감과 언론 보도로부터 입은 상처를 토로했다.

해리 왕자는 "이제 막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돌아왔는데, 우리가 자리 잡기에 정말 멋진 곳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의 비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 정착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족이 주로 아프리카와, (자연환경 등의)보존에 집중해서 일할 것"이라고 밝혀 아프리카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모친 고(故) 다이애나빈(嬪)도 생전에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어머니의 비극적 죽음을 떠올리며 해리 왕자는 "카메라를 볼 때마다, 셔터 소리를 들을 때마다, 플래시를 볼 때마다 (중략) 상처는 더 깊이 곪는다"며 아픔을 드러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대담자로 나선 톰 브래드비는 "해리는 아직도 언론이, 적어도 언론이 강제로 끌고 들어간 게임이 자기 어머니를 죽였다고 믿는다"면서 "이제 그는 그 역사가 자기 아내에게 반복될 수 있다는 깊고 본능적인 공포에 떨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 다른 왕실 가족과 불화설과 관련, 해리 왕자는 "이러한 역할, 임무, 가족은 압박 아래 있기에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나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그러한 얘기 대부분은 아무것도 아닌 데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왕손빈 메건은 이 프로그램에서 타블로이드의 보도행태가 잔인하고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건은 결혼 전 해리 왕자와 교제 사실을 알렸을 때 영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영국 타블로이드가 너의 인생을 파괴할 것이니 그만 두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당시 자신은 "너무 순진해서" 친구의 조언에 '말도 안 된다'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막강한 부와 지위에는 그에 따른 감시가 필요하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메건은 "그것은 감시와 다른 것"이라며 "내 생각에 사람들은 항상 남의 떡이 더 크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게 어떤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한편 해리 왕자 부부는 전통에 따라 젖먹이 아들 아치의 첫 성탄절을 노퍽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등 왕실가족과 함께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리 왕자 부부는 전통을 깨고 여름 휴가 때 여왕을 방문하지 않아 여왕이 실망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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