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한복판서 "음매~"…2천마리 양떼로 '장관'
중세시대 풍습 되살린 '양떼 이동 축제'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2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가는 자동차 소음 대신 양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때 아닌 양 울음소리는 약 500년 전 양치기들이 겨울을 맞아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가축을 이동시키던 풍습을 기념하는 행사로 인한 것이었다.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드리드에서 매해 진행되는 '양 떼 이동 축제'(Fiesta de la Trashumancia)의 일환으로 이날 약 2천마리의 양 무리가 중심가를 가득 채우며 이동했다.
"음매~" 스페인 도심 한복판에 2천마리 양떼 '장관' / 연합뉴스 (Yonhapnews)
양들 대부분이 목에 종을 차고 있어 거리는 종소리로도 시끄러웠다.
이들을 이끄는 양치기들은 곁에서 망토 등 전통 복장 차림으로 행진했다.
스페인 농업부와 마드리드 관광 당국은 양치기들에게 가축을 끌고 도시를 가로지를 권한을 부여한 중세시대 규정에 착안해 1994년부터 이 행사를 개최했다.
기록에 의하면 1418년 양치기들은 양들을 지나가게 해주는 대가로 시의회에 가축 1천마리당 50코인에 해당하는 요금을 매해 내기로 합의했다.
이런 합의는 그대로 유지돼 오늘날에도 축제일에 양치기 측 대표가 마드리드 시장에게 소량의 요금을 지불한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마드리드 카사데캄포 공원에 모인 양들은 시청으로 이동했다가 오후 2시까지 시내를 빠져나왔다.
마드리드를 찾은 한 관광객은 "일 년 중 하루 열리는 행사가 운 좋게 내가 온 날 열렸다. 행운이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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