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휴전 지속…터키·쿠르드 서로 '합의 위반' 비판

입력 2019-10-19 21:40
불안한 휴전 지속…터키·쿠르드 서로 '합의 위반' 비판

터키 국방부 "쿠르드측 36시간 동안 14건 공격 감행"

쿠르드군 "휴전합의 후에도 터키 공습·포격 이어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미국의 중재로 터키와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5일간의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지만, 곳곳에서 산발적인 교전이 벌어지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휴전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도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은 휴전 합의를 완전히 준수했지만, PKK(쿠르드노동자당)/YPG(쿠르드 민병대) 테러리스트는 36시간 동안 14건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PKK는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조직으로 터키는 YPG가 PKK의 시리아 지부라고 주장하며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에서 YPG를 몰아내기 위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터키 국방부는 14건의 공격 중 12건이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인 라스 알-아인에 집중됐으며, 1건은 탈 아브야드, 다른 1건은 탈 탐르 인근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라스 알-아인에서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아랍 연합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 역시 터키가 휴전 합의 이후에도 공습과 포격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레두르 칼릴 SDF 사령관은 "전날 터키군의 치명적인 공습과 포격은 휴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전날 터키군의 공습·포격으로 라스 알-아인 인근 밥 알케이르 마을에서 민간인 14명이 숨졌다.

칼릴 사령관은 "터키는 라스 알-아인에서 부상자와 민간인이 빠져나오기 위한 통로를 개설하지 않았다"며 "휴전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라스 알-아인에 적어도 32명 이상의 부상자가 있지만, 이들을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는 라스 알-아인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SDF는 어느 곳에서도 철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터키와 쿠르드족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 동안 조건부 휴전에 들어갔다.

휴전 조건은 YPG가 120시간 내로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안전지대의 관리를 맡는 것이다. YPG는 터키 측에 부상자와 민간인의 철수를 위해 안전통로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정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곳에 이주시킬 계획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다음 주) 화요일(22일) 저녁까지만 약속을 지킨다면 안전지대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120시간이 끝나는 순간부터 작전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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