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프리카 석유·다이아몬드·원전건설로 눈 돌린다

입력 2019-10-19 16:51
러시아, 아프리카 석유·다이아몬드·원전건설로 눈 돌린다

23∼24일 소치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과거 아프리카에 무기와 곡물 등을 수출하던 러시아가 석유와 다이아몬드,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AFP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오는 23∼24일 이틀간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될 4가지 산업부문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내놨다.

◇ 석유·가스

러시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탄화수소 생산국이다. 거대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Gazprom), 로스네프트(Rosneft), 루코일(Lukoil)을 통해 이를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국토의 65%가 자원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영구 동토층으로 뒤덮여 있어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가스프롬은 현재 3개의 가스광구가 발견된 알제리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 2011년 이후 전쟁으로 대부분의 개발이 중단된 리비아에서도 사업 재개 기회를 노리고 있다.

가스프롬은 나이지리아에서 알제리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에도 참여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코일은 최근 가나와 카메룬, 이집트에서 석유와 가스 매장지 여러 곳을 발견해 개발을 앞두고 있다.

로스네프트는 이집트 조르(Zohr) 해상 가스광구에 투자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의 오란토 석유 에너지 그룹과 함께 20여개 개발사업 참여를 앞두고 있다.

◇ 원자력발전소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세워진 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하면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국가는 없다.

러시아는 여타 서방국가와 비교해 원전건설에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원전건설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은 발전소 건설을 희망하는 국가들에 매력적인 조건의 금융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로사톰은 이미 이집트, 나이지리아, 수단, 케냐, 가나, 잠비아, 우간다와 원자력 발전에 관한 예비 협정서에 서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2028년 또는 2029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지중해 지역 다바아에 4기의 원자로를 짓는 계약을 이집트와 맺었다.

로사톰은 1∼2천만 달러에 이르는 건설 비용에도 불구하고, 르완다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가 소규모 원전 건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 다이아몬드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닌 러시아는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채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일류 다이아몬드 생산기업인 알로사(Alrosa)는 2003년 앙골라에 카토카(Catoca) 광산을 설립했다.

이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수력발전소까지 건설해 다이아몬드를 채굴하고 있다.

알로사는 지난 2014년 이후 앙골라에서 새로운 다이아몬드 광구를 찾기 위한 탐색을 이어가고 있다.

알로사는 또 올해 짐바브웨 광산에서 새로운 다이아몬드 개발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의 알루미늄 부문 대기업 루살(Rusal)은 기니에서 보크사이트를 채굴하고 있으며, 최근 지난 2012년 이후 문을 닫은 알루미늄 정제 공장의 재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노릴스크 니켈(Norilsk Nickel), 세베르스탈(Severstal), 노르드골드(Nordgold), 페룸 마이닝(Ferrum Mining) 등 대기업들이 마다가스카르, 기니, 남아공,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천연자원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 교육

러시아는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큰 폭의 출생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기관에 등록하거나 직업전선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줄 고 있다.

러시아는 앞으로 대학교 강의실의 빈자리를 아프리카 젊은이들이 대신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찰스 로버트슨은 러시아 대학생 숫자가 지난 10년간 40%나 준 것으로 추정했다.

로버트슨은 "러시아에는 더는 젊은이가 없다. 이런 마당에 어떻게 강의실 자리를 채울 수 있겠는가"라며, 아프리카와의 비즈니스는 러시아에 '절묘한 장기적 이득'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현재 러시아 대학에 유학 중인 아프리카 학생들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보다 훨씬 적은 5천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지난 10년간 두배 늘어난 것으로,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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