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카카오뱅크 지분 한투밸류로…카카오, 대주주 올라서나(종합)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임미나 기자 =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지분 29%를 한국투자증권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넘기기로 함에 따라 카카오[035720]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지 주목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17일 카카오와 지분 매매 약정에 따라 카카오뱅크 지분 조정을 끝낸 뒤 잔여지분인 34%-1주 가운데 29%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지분 양도 절차를 거치면 카카오가 지분 34%로 최대주주가 되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9%로 2대 주주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5%-1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카카오가 제정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는 첫 산업자본이라는 의미다.
현재 지분율은 카카오가 18%, 한국투자금융지주는 50%다.
이번 지분 양도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고 34%-1주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내려오면서 지분 정리를 해야 하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사가 금융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5% 이내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에 해당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어 법령상 지분 양도가 어려워 보이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차선책으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은행 특별법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이상을 받을 경우 한도초과 보유주주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언제 승인을 내줄지도 관심거리다. 지분정리와 유상증자 기간이 맞물려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5천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결의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달 5일이고, 주금 납입일은 그달 21일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 이전에 승인 결정이 나면 지분 양도에 따른 바뀐 지분율에 따라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다. 그 시기를 넘기더라도 주금 납입일 전 승인이 되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변경 전후 지분율 차이인 16%(=50%-34%)만큼 실권하고 카카오가 이를 사들이면 된다.
내달 21일 이후에 승인이 되면 일단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증자 대금을 낸 뒤 나중에 카카오가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개월 이내에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만 가급적 판단을 빨리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인 점은 대주주 심사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사로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계열사의 제반 환경을 고려했을 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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