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어 하나은행도 "DLF 분조위 결정 수용"(종합)
투자상품 리콜제 등 도입…"불완전판매 원천 방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의 중심에 놓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잇따라 고객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거론하며 재발 방지책을 추가로 내놨다.
내달부터 진행되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절차를 앞두고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17일 "DLF로 인해 손님들이 입은 금전적 손실, 심적 고통과 심려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따르겠다"고 공표했다.
지난 1일 금감원의 DLF 합동검사 중간발표 이후 지성규 행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 사과의 뜻을 밝히고 분쟁 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던 것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다.
하나은행은 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며 5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판매한 투자상품이 불완전판매로 판단될 경우 고객에게 철회를 보장하는 리콜제(책임판매제도)를 도입한다. 리콜 방침이 정해지면 매수 원금과 판매 수수료를 전부 고객에게 돌려준다.
고위험 투자 상품을 판매했을 경우엔 이후 전문가가 검토(리뷰)해 상품 판매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거래신청서, 투자설명서 작성 등 상품 판매 전 과정을 스마트창구 업무로 구현하는 통합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한다.
필체를 인식하는 인공지능(AI) 모형도 개발해 고객이 자필로 기재한 필수항목의 누락·오기재 여부를 다시 한번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투자 상품에 대한 상품위원회의 검토 결과는 리스크 관리 운영위원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신설, 상품 도입 단계에서부터 리스크를 점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영업문화도 고객 중심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 '확인콜' ▲ 프라이빗 뱅커(PB) 평가지표(KPI) 조정 ▲ 포트폴리오 적합성 가이드라인 운영 등 3가지가 중심이다.
앞으로는 영업점에서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한 직후에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어 본인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재확인해 투자성향에 맞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한다.
올해 하반기 평가부터 PB의 KPI에서 고객수익률의 배점을 대폭 상향하는 것에서 나아가 향후 일반 영업점에서도 고객 수익률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의 전체 금융자산에 맞춰 고위험 투자 상품의 투자 한도를 설정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도 지원한다.
자산관리 역량 강화 방안도 내놨다.
하나은행은 '손님투자분석센터'를 신설, 투자자의 적합성을 관리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 구성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PB와 투자상품 전문인력의 선발 기준과 전문 교육 과정도 강화할 예정이다.
전날 우리은행도 분조위의 조정 결정을 존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조속한 배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재발 방지를 위해 고객에게 펀드 가입 전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투자 숙려제도'와 상품 가입 후 일정 기간 내에 이를 철회할 권한을 주는 '고객 철회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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