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펠로시 '시리아논의' 만났지만 앙금만…서로 "멘붕" 비난
민주, 회의장 박차고 떠나…"트럼프, 펠로시를 '3류 정치인'이라 불러"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군의 시리아 철수 이후 터키의 공격에 따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회 양당 지도부와 만났지만, 민주당 측이 격분해 회의장을 떠났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양측은 회의가 결렬된 것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비난전에 나섰다.
AP통신과 NBC,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터키가 시리아를 침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비판이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NBC는 전했다. 회동 직전에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찬성 354표, 반대 60표의 압도적 차이로 통과시켰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의 만남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고,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하던 중에 빠져나왔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슈머 상원 원내대표 및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와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대통령 측에서 목격한 것은 '멘탈 붕괴'(meltdown)"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펠로시는 회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현실과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회의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하원 결의안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표로 인해 매우 흔들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향해 막말을 내놓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그는 특히 하원의장에 대해 모욕적이었다"며 "그는 그녀(펠로시)를 '3류 정치인'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머는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종의 비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추잡한 비난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문제가 된 사람은 펠로시 의장이었다며 맞불 공세를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이 회의장에서 일어서 있는 사진과 함께 "불안한 낸시(Nervous Nancy)의 혼란한 멘탈 붕괴!"라는 글을 올렸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펠로시를 겨냥, "그녀는 회의가 성과를 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회의장에서 뛰쳐나왔다"고 비난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당황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며 펠로시에 대해 "국가 안보 문제에 관해 중요한 회의에 귀를 기울이거나 기여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해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30여분 만에 회의가 결렬됐고 서로를 비난하며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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