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집권당 갈등 표면화…의회 일정 차질 불가피할 듯

입력 2019-10-17 04:24
브라질 대통령-집권당 갈등 표면화…의회 일정 차질 불가피할 듯

집권당 지도부, 정부 추진 법안 표결처리 저지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 간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의회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사회자유당 지도부는 당 대표에 대한 연방경찰의 조사에 반발해 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표결처리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자유당 지도부의 입장이 현실화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조세 등 개혁법안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국정을 총괄하는 오닉스 로렌조니 정무장관이 "사회자유당과의 갈등에도 의회 현안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회자유당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자유당 지도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삼남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맡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지역 당 위원장직 박탈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격앙된 모습이다.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시도도 상당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사회자유당 지도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탈당을 전제로 다른 정당과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전날 사회자유당 대표인 루시아누 비바르 연방하원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연방경찰은 압수수색이 사회자유당 당원들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증거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동안 사회자유당의 운영방식과 전략, 내년 지방선거 후보 공천 등을 둘러싸고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사회자유당을 떠나 현재 재창당 작업 중인 우파 국가민주연합(UDN)이나 극우 성향인 애국당(PATRI)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