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해외언론 통해 옥중정치…'보우소나루 때리기'
포르투갈·佛·러시아 매체와 잇달아 인터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옥중 정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관영 뉴스 전문 TV 채널인 RT와 인터뷰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외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국제 현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 우파 지도자들이 미국 일변도 외교 노선을 추구하는 사실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주 포르투갈 RTP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프랑스 TV 방송인 프랑스24와 인터뷰에선 자신을 둘러싼 부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페르필은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선후보가 과거 룰라 정부의 기아 퇴치 프로그램인 포미 제루(Fome Zero)를 본뜬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한 사실을 들어 아르헨티나 대선에 미치는 룰라 효과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노조 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이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전 세계 노동자들이 석방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도 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수감 중에도 룰라 전 대통령은 정식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거나 기소가 취소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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