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무장민간인·군인 총격전, 15명 사망
대통령 "평화 이뤄낼 것" 발표 당일 총격사건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멕시코에서 경찰 13명이 급습을 당해 숨진 당일에 또다시 총격 사건이 일어나 군인과 민간인 등 15명이 사망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남부 게레로주 이괄라 인근 테포치카에서 무장한 민간인과 군인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민간인 14명과 군인 1명이 숨졌다고 치안 당국이 밝혔다.
로베르토 알바레스 게레로주 치안 대변인은 현장에서 고성능 총기와 차량 세 대를 수습했다고 말했다.
조직범죄단이 설치는 게레로주에서는 군대 습격을 비롯해 대형 범죄가 빈번하다.
특히 이괄라에서는 2014년 9월 집회에 참석하려던 대학생 43명이 지역 경찰에 끌려가 실종된 뒤 시신이 모두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에는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 도로에서 길가에 매복해 있던 무장 괴한들이 경찰 차량 행렬에 총격을 가해 경찰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멕시코 내 악명높은 마약밀매 조직으로 의심되는 괴한들이 현장에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는 경찰을 향해 라이벌 갱단을 돕지 말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하루에 두 차례나 대형 범죄가 벌어진 이 날은 마침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 내 살인 증가 추세가 꺾였다'고 발표한 날이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총알이 아닌 포옹'(Abrazos, no Balazos)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며 폭력이 아닌 평화로 범죄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이날 경찰 사망 사건 직후에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비극에 애도와 유감을 표하면서도 "나는 낙천주의자다. 이 나라에 평화를 이뤄낼 거라 믿는다"며 지금의 범죄 대응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방침을 조롱하듯 곧바로 또 발생한 잔혹한 범죄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더 강력한 공권력을 기대하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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