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 라오니 족장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
보우소나루 대통령 백인-원주민 통합 정책 비판…열대우림 파괴 개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2020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던 아마존 카야포 원주민 부족 지도자 라오니 메투크티레(89) 족장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원주민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라오니 족장은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백인과 원주민 통합을 내용으로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원주민 정책을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실수하고 있다"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라오니 족장은 "우리 원주민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면서 "백인과 통합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의 숲과 원주민들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면서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것과 관계없이 원주민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무분별한 벌목과 금광 개발업자들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원주민 보호구역 외에는 대규모 숲을 보기 어렵게 됐다"고 탄식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헌신해온 라오니 족장은 1980년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스팅과 함께 세계를 돌며 자연보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올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나 아마존 환경 파괴 문제를 논의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 파괴 행태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브라질의 인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속한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은 라오니 족장을 2020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라오니 족장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외국 정부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오니 족장은 브라질리아에서 연방의원들을 만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그의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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