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제재 경고·부통령 급파' 터키 압박…실효성 의문도

입력 2019-10-16 05:22
美 '추가제재 경고·부통령 급파' 터키 압박…실효성 의문도

펜스·폼페이오, 16일 터키 방문…즉각적 휴전 요구 예정

터키, 제재에도 군사작전 계속…"제재 약했다" 비판론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15일(현지시간) 시리아의 쿠르드족 장악지역을 공격한 터키를 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며 공격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터키와의 협상을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터키로 급파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이 북부 시리아에서 자국 군대를 철수시켜 영향력이 떨어진데다 터키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의 '뒷북' 압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터키의 군사 공격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더 많은 제재 부과 등 외교적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평가하는 주된 요소는 공격 중단이 될 것이라며 "이는 터키 지상군이 지상에서 이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펜스 부통령은 16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를 방문해 즉각적 휴전 요구와 함께 협상 타결 조건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7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슬람국가(IS) 재건, 민간인 피해 등에 관한 우려를 강조할 계획이다. 펜스 부통령의 터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와 별도로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과 통화하고 터키의 시리아 침공과 즉각적 공격 중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밤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 철수를 지시한 이후 이날 미군이 주도해온 연합군이 시리아 만비즈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만비즈는 쿠르드 민병대(YPG)가 2016년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를 몰아내고 장악한 요충지로, 지난 2017년 이후 터키와 쿠르드 군대의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 미군이 전초기지를 세워 경계 활동을 해온 곳이다.

북부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은 인접국인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재배치되고 요르단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동부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에 뒤이은 터키의 이 지역 침공 이후 군사적 개입 대신 경제 제재를 통해 터키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 조치가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언론의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가 터키의 공격을 늦추는 데 실패하고 (미국이 비판해온)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로 이동한다"며 "터키가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공격을 밀고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전날 발표한 터키 제재는 금융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덜 강력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자들은 이 제재가 너무 약해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AP도 "미국의 제재가 경기침체와 통화 붕괴를 치유 중인 터키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주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 등을 억제할 훨씬 강한 조처를 할 수 있지만 진정 그것을 원하는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터키 정부의 개인과 기관을 제재하는 권한을 재무부 등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터키 철강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하던 1천억 달러 규모의 무역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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