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둔 캐나다 총선 판세 '혼미'…연정 가능성 거론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캐나다 총선 판세가 두각을 보이는 정당이 없는 혼미 상태가 지속되면서 연정 가능성이 공개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 자유당과 좌파 성향의 제3당인 신민주당(NDP)이 연정을 통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총선 결과 단독 과반 다수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연정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가진 유세에서 "나의 주 관심은 진보 정부의 선출로 보수당의 정책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말해 NDP와의 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뤼도 총리의 이 발언은 재그밋 싱 NDP 대표가 전날 보수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단연코' 연정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싱 대표는 이날 자신의 발언 취지를 "연정을 말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한 발 빼는 입장을 보였으나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연정 가능성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현재 나노스 연구소의 일일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자유당과 보수당이 32% 선의 동률로 정체 상태를 지속하는 가운데 NDP 지지도는 19%로 선거 운동 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NDP의 선전은 지난주 퀘벡에서 열린 프랑스어 TV 토론 이후 드러난 현상으로 토론회 후 지지도가 4~5%포인트 상승했다.
또 토론회를 계기로 퀘벡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퀘벡블록당도 지지도 상승세를 보여 퀘벡주에서 자유당의 우세를 잠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자유당은 338석의 하원 의석 중 177 석을 차지하며 단독 다수 정부 구성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는 당시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10년 간 집권한 보수 정부를 교체하기 위해 자유당에 표를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결과였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 내 성향의 분화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보수당은 연정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는 제스처로 자유당과 NDP를 견제하고 나섰다.
앤드루 쉬어 대표는 이날 매니토바주 위니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의 선택은 분명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쉬어 대표는 "양당의 연정은 트뤼도를 대변인으로 세워 NDP가 정책 집행을 하는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보수당 다수 정부만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뤼도와 NDP의 연정은 증세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해마다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갈 것"이라며 "보수당 정부는 국민 세금을 낮추고 가계 소득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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