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빈폴, 韓정서 반영한 헤리티지 브랜드로 밀레니얼 공략"(종합)

입력 2019-10-15 14:30
정구호 "빈폴, 韓정서 반영한 헤리티지 브랜드로 밀레니얼 공략"(종합)

빈폴, 30주년 기념 간담회…"1960~70년대 주제로 브랜드 재단장"

내년 봄·여름부터 새 이미지 적용…한글·자전거 로고도 개편

(인천=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정구호 삼성물산 패션 부문 컨설팅 고문은 15일 "우리나라만이 보유한 정서와 문화를 바탕으로 빈폴을 '헤리티지' 브랜드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30주년을 기념해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연 '다시 쓰다'(Rewrite)라는 명칭의 기자간담회에서 "해외가 아닌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명 디자이너인 정 고문은 지난 5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및 컨설팅 고문으로 빈폴에 재합류해 브랜드 재단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고문은 한국 전통문화와 서양 문물이 만나 토착화를 이뤘던 1960~70년대를 재단장의 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 1960~70년대 서울 사진을 봤는데 아주 현대적이었다"면서 "해방과 전쟁 후 들어온 서양문물이 한국 정서에 맞게 토착화한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빈폴이 가진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한국의 문화와 정서, 철학을 상품과 매장, 서비스에 세련되게 담겠다"며 "빈폴이 진정한 한국 브랜드로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레트로(복고풍)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공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밀레니얼들이 자주 찾는 홍대에 가보면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피케 티셔츠가 가장 인기다"라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레트로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빈폴의 경쟁 브랜드로 폴로 랄프로렌을 꼽는데 우리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길을 갈 것"이라면서 "브랜드 재단장으로 세대 간 차이를 줄여 빈폴 인지도를 '핫'하게 만드는 것이 제 개인적 바람"이라고 전했다.



빈폴은 2023년까지 북미와 유럽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새롭게 바뀐 상품과 매장, 이미지를 내년 봄·여름(S/S) 시즌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온라인 세대와의 소통과 한국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빈폴 체크 문양을 강조한 자체 한글 로고를 만들어 영문과 병행한다.

아울러 사람이 타고 있는 앞바퀴가 큰 자전거 로고도 모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바큇살을 없애고, 체격과 머리 스타일도 변형한다.

빈폴은 1960~70년대 한국 건축과 생활공간의 특징을 살린 새 매장도 기자간담회를 연 인천 일진전기에서 공개했다.

이 밖에도 브랜드가 출시된 1989년 3월 11일을 주제로 한 전용 상품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도 소개했다.



'팔구공삼일일'은 당시 공장직원, 버스 기사의 유니폼과 럭비선수들이 입었던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아 일상복과 운동복을 선보인다.

빈폴은 '팔구공삼일일' 제품 가격을 다른 라인보다 10~20% 낮추고, 해외에도 팝업 스토어를 열어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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