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독일서 실패한 오목가슴 환자 수술 성공
박형주 흉부외과 교수, 직접 개발한 '흉법개형술' 적용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독일에서 오목가슴과 새가슴을 교정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지만 실패한 스웨덴 환자가 한국을 찾아 성공적으로 재수술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은 오목가슴과 새가슴이 복합된 흉벽기형이 있는 크리스토퍼 브랜들(23) 씨가 이달 2일 '흉벽 개형술'(chest wall remodeling)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고 15일 밝혔다.
오목가슴은 가슴의 선천성 기형으로, 앞가슴 연골과 흉골의 발달 이상으로 인해 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새가슴은 가슴뼈가 볼록 튀어나온 상태인데 이런 흉벽기형은 미관상 문제뿐 아니라 가슴뼈 함몰로 심장과 폐를 압박하는 기능장애를 일으킨다.
스웨덴에 사는 브랜들씨 역시 고통을 겪다 3년 전 독일에서 가슴뼈 모양을 바로잡고 호흡 불편과 등·어깨 통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한 지 한 달쯤 지나 다시 숨쉬기가 불편해지고 어깨와 등 통증이 찾아왔다. 게다가 가슴뼈를 교정하기 위해 삽입한 고정막대가 약간씩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재수술이 절실했던 브랜들씨는 인터넷으로 병원을 알아보던 중 박형주 흉부외과 교수가 개발한 오목가슴 수술법을 발견했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 형태분류법을 창안하고 비대칭형 수술법, 성인 오목가슴 수술법 등 18가지 환자 맞춤형 수술법을 개발했다. 그가 창안한 오목가슴 형태분류법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외과학 교과서에 게재되기도 했다.
브랜들씨가 받은 흉법개형술은 '샌드위치 수술법'으로 오목가슴, 새가슴을 한꺼번에 교정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이다.
양 옆구리에 1㎝ 정도 작게 피부를 절개한 뒤 교정용 금속막대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때 함몰된 가슴뼈는 올려주고, 동시에 돌출된 뼈는 눌러줘 복합 기형을 교정하게 된다. 금속막대는 2∼3년 후 제거한다.
그동안 흉벽기형 수술의 문제점은 삽입된 금속막대가 고정되지 않고 움직여 수술이 실패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빈발하는 것이었다.
이에 박 교수는 교량판을 이용한 새로운 막대 고정법을 개발해 막대가 움직이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수술법(Park Technique)을 개발했다. 2013년부터 1천명 이상의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막대회전율 0%, 수술성공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브랜들씨는 수술 5일 만에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 그는 "박 교수님이 완벽한 수술을 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수술법이 널리 알려져 오목가슴이나 새가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오목가슴과 새가슴은 생명이 단축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개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행복한 생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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