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훈련' 문무대왕함 伊서 웅장한 위용 과시…외국인들도 탄성

입력 2019-10-15 06:00
'순항훈련' 문무대왕함 伊서 웅장한 위용 과시…외국인들도 탄성

8월 진해 출항 후 6번째로 기항…참전용사 유가족들 초청 행사도



(치비타베키아<이탈리아>=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한국 주력 구축함이 서양 문명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에 상륙해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대한민국 해군 순항훈련전단(전단장 양민수 준장)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로마 인근 치비타베키아항에 닻을 내리고 16일까지 3박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순항훈련전단은 한국형 구축함인 4천400t급 문무대왕함(DDH-Ⅱ)과 군수지원함인 4천200t급 화천함(AOE)으로 구성됐다.

임관을 앞둔 제74기 해군사관학교 생도 139명을 비롯해 600여명의 장병·군무원이 승선해있다.



지난 8월 28일 한국 진해를 출항한 순항훈련전단은 필리핀(마닐라), 베트남(다낭), 태국(사따힙), 인도(뭄바이), 이집트(알렉산드리아) 등을 거쳐 6번째로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해군 순항훈련전단이 이탈리아를 찾은 것은 2015년 이래 4년 만이다.

이날 문무대왕함 갑판에서 진행된 입항 환영행사에서는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와 최병일 한인회장 등을 비롯한 현지 교민 100여명이 참석해 힘찬 박수로 해군 장병들을 맞았다.



양민수 전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탈리아는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6.25 전쟁에서 의료지원을 한 고마운 국가"라며 "이번 방문 기간 현지 문화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한국의 우수한 방산 능력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단 측은 우리 교민과 외국인들을 위해 전장 150m 규모의 문무대왕함 견학과 화천함 내 방산 홍보·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해 큰 호응을 받았다.



치비타베키아항은 지중해 여러 국가를 유람하는 대형 크루즈선 정박지 가운데 하나로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간다.

이날도 많은 외국인이 문무대왕함의 위용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직접 승선해 둘러볼 수 있는지 문의해왔다.

문무대왕함 바로 옆에 정박한 크루즈선 승객들도 객실과 갑판에서 문무대왕함 환영 행사를 내려다보며 연방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 교민은 "전함에 올라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단 축구장만한 압도적인 규모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단 측은 14일 이탈리아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가족들을 초청해 감사를 표하고 기념품을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해 방문 의미를 더욱더 뜻깊게 했다.

유가족들은 한식 만찬을 하고 사물놀이와 같은 전통 공연을 감상하는 등 한국의 맛과 멋을 즐겼다고 전단 측은 전했다.

양민수 전단장은 또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적십자본부를 찾아 고인이 된 참전용사들에게 헌화하고 그들의 넋을 기렸다.

적십자본부는 한국전쟁 당시 파병된 이탈리아 의료지원 부대의 모체로, 이곳에서 파병식도 거행됐다고 한다. 현재도 한국전쟁 파병을 기념하는 표지석이 남아 있다.



가브리엘레 루피니 적십자본부 군사본부장은 "한국의 귀빈이 방문할 때마다 항상 적십자본부를 찾아 이탈리아 참전용사에 고마움을 표시하는데 우리가 오히려 감사하다"며 "3년 전 한국 방문 당시 많은 한국인이 이탈리아의 참전을 기억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순항훈련은 임관을 앞둔 4학년 사관생도들이 해군 장교로서 필요한 전문지식과 글로벌 리더십을 키우고 순방국과의 군사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자 전쟁 직후인 1954년 처음 시작돼 매년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5개월간 12개국 14개 항을 방문하는 코스로, 지구 한 바퀴 반에 해당하는 5만9천여㎞를 항해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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