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뒤플로 "가난한 사람위해 더 깊은 노력 기울여야"
"빈곤퇴치 연구, 큰운동…여성으로서 다른여성에 영감주고 싶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빈곤 퇴치를 위한 '실험적 접근'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수상의 영예를 안은 에스테르 뒤플로(46)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빈곤퇴치 연구가) 우리(공동수상자)보다 훨씬 더 큰 운동이 되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P),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뒤플로 교수는 이날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콘퍼런스콜 등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로부터 같은 MIT대 교수이자 남편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하버드대 마이클 크레이머(55) 교수와 함께 빈곤퇴치를 위한 실험적 연구와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뒤플로 교수는 특히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다.
뒤플로 교수는 수상에 대해 "큰 겸손함을 느낀다"면서 "우리들 세 명은 글로벌 빈곤을 연구하는 수백명의 연구자들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덜 부유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더 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개도국의 극빈층에 적용됐던 실험적 기법은 부유한 국가에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뒤플로 교수는 "가난한 사람들은 캐리커처로 희화화 대상이 되는 게 다반사고 그들을 도우려는 이들조차 빈곤층 문제의 뿌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연구가 시작됐다"면서 "우리의 접근법을 통해 하려는 것은 '문제를 하나씩 풀어헤쳐, 그것을 가능한 한 면밀하고 과학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자신이 여성으로서 역대 두 번째 노벨경제학자 수상자가 된 것과 관련, 전통적으로 남성 지배적인 분야에서 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때에 (수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자신이 행하는 방식이 늘 여성들에게 좋은 환경에 이바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수상을 통해) 다른 여성들이 자신의 일을 계속하고, 남성들도 여성들에게 여성이 응당히 받아야 할 존중을 표시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뒤플로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라듐 발견으로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가 수상금으로 라듐을 샀다는 내용을 어릴 적 읽었다면서 "공동 수상자들과 얘기해 '우리의 라듐'이 무엇인지 생각해 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플로 등 수상자 3명은 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8천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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