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우건설, 2년 정도 지나 시기 좋아지면 팔겠다"(종합)
"산은·수은 합병, 정부가 검토 의사 없다고 해"…사실상 철회
한국GM·대우조선 노조에 '자제' 당부…자원개발 손실에 "뼈아프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연숙 정수연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이 한번 매각에 실패했을 때 잠재적 매수자를 다 접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매각을 단기간에는 성사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은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지난 4월 만들어 그동안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겼다.
이 회장은 "앞으로 구조조정하고 매각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산은이 출자·관리하는 금호아시아나, 나아가선 한국지엠(GM)까지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책임을 회피하려고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에 "책임 회피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산은 수석부행장 출신이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을 맡는 등 인력과 자금 측면에서 사실상 산은과 '한몸'이라는 비판에는 "대부분의 실무인력은 시장에서 채용한 전문가"라며 "임금체계 때문에 시장 전문가를 (산은이) 직접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2대 주주인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미국 GM 본사가 트랙스 등 산은과 협약하지 않은 물량을 한국 공장에서 빼고, 노조 반발이 더 심해져 한국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노사 협의를 통해 그 물량이 한국에서 계속 생산되기를 바라고, 회사에 그런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GM 노조가 2개월 가까이 부분 또는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 사측과 갈등하는 것을 두고 "노조가 긴 미래를 보고 노사 협의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제기했던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론에 대해선 "정부 측에서 당분간 검토할 의사가 없다는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철회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견을 이야기해서 잡음이 일고 부작용이 생긴 건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수은 행장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산은·수은 합병론이 은 위원장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조만간 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라면서 "(합병론 외에) 논의할 게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합병의 실익이 없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그 부분까지 포함해 현대중공업이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대우조선 노조 쪽에선 한국의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이 조치에 맹목적인 반대를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산은이 이명박 정부 시절 석유공사와 함께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3천600억원을 투자해 약 99%의 손실을 본 데 대해 "정책실패와 더불어 산은도 뼈아프게 느끼는 부분이라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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