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 열겠다는 마카오…홍콩 지위 위협하나
中관리 "마카오, 위안화 역외 증권시장 방안 중앙정부에 제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카지노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의 특별행정구 마카오가 증권거래소를 열겠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중앙정부 결정에 따라 마카오에 실제로 증시가 열리면 인접한 자본시장 중심지 홍콩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4일 경제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에 따르면 허샤오쥔(何曉軍) 광둥성 금융감독관리국장은 지난 12일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마카오가 중앙정부에 역외 위안화 증시 개설 방안을 보고했다고 공개했다.
허 국장은 "우리는 '역외 위안화 나스닥'을 만든다는 열망을 갖고 마카오 정부가 증권거래소 설립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도왔다"며 중앙정부가 마카오 반환 20주년 '선물'로 증시 개설을 허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카오 반환 20주년은 오는 12월 20일이다.
마카오 금융 당국도 자체 증시 개설 가능성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새로 추진되는 증시는 현행 증시들과는 차별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상하이(上海)와 선전(深천<土+川>)에 각각 정규 증시가 개설되어 있다.
정규 시장 외에도 상하이에는 첨단 기술 기업 유치를 위한 별도의 시장인 과학기술혁신판이, 선전에는 중소규모 창업 기업을 위한 별도 시장인 창업판도 운영 중이다.
또 중국 본토 밖의 홍콩에서는 홍콩달러로 거래되는 증시가 운영 중이다.
마카오의 증시 개설 추진은 홍콩과 마카오, 광둥성의 주요 연안 도시들을 한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개발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장기화하는 반중 시위 여파로 홍콩이 대만구 개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중국은 지난 8월 홍콩과 맞닿은 선전을 세계 선도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마카오에 증시 개설이 허용되면 미래 발전 전략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홍콩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중 시위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홍콩과 달리 마카오는 '중국 본토'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다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경제성만 놓고 봤을 때 마카오에 추가로 증시를 개설하기에는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톰 찬 홍콩 증권 거래중개인 협회장은 SCMP에 "마카오가 홍콩이 이미 확립한 증권 거래 중심지가 될 장점을 별로 발견할 수 없다"며 "마카오는 상장 허가부터 규제 시스템 마련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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