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사대상' 줄리아니와 오찬…'거리두기' 논란 진화(종합)

입력 2019-10-13 17:35
트럼프, '수사대상' 줄리아니와 오찬…'거리두기' 논란 진화(종합)

개인변호사 줄리아니, '우크라이나 의혹' 수사 선상에

"잘 모른다" 답변에 논란 일자 '폭풍' 칭찬…골프장서 식사도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하채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다고 알려진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태도를 바꿔 "훌륭한 변호사"라며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버니지니아주(州)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줄리아니와 오찬을 하는 등 줄리아니와 친밀한 관계를 의식적으로 드러냈다고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가 보도했다.

오찬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 변호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익명 소식통 2명이 NYT에 말했다.

이어 이날 밤 방송된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에 대해 "대단한 신사"라면서 "그가 수사를 받는다는 내용에 관해선 전혀 모르며, 상상도 못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도 "전설적인 '범죄 소탕자'이자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이라고 치켜세우며 "때때로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대단한 사람이고 훌륭한 변호사"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제 '그들'은 줄리아니를 쫓고 있다"며 "일방적인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딥 스테이트(deep state·적폐). 창피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 언론은 탄핵 조사에 나선 민주당에 더해 뉴욕 연방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했다.



NYT는 전날 뉴욕 연방검찰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줄리아니의 로비스트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력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수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탄핵 정국을 초래했다.

줄리아니가 수사 대상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11일, '그가 여전히 개인변호사로 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른다. 루디한테 그동안 말하지 않았고, 어제 짧게 얘기했다"면서 "그는 좋은 변호사이며 그동안 내 변호사 역할을 했다"며 다소 모호하게 답변했다.

이 발언은 수십 년째 이어진 두 사람의 관계를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와 달리 줄리아니는 뉴욕시장을 지내고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섰던 공화당 주류인사다. 2015년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주류인사들과 달리 곧바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나팔수' 역할을 자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로 최대 궁지에 몰렸던 지난해 4월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탄핵 정국을 초래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의 전화 통화가 불거지기 한참 전인 작년 12월부터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과 접촉했다.

특히 뉴욕 연방검찰은 줄리아니가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축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측근 인사인 레프 파르나스와 이고르 프루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한 의혹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출신 미국인인 그의 두 측근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 경질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10일 미국에서 출국하려던 중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기소됐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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