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시위 많이 누그러져…미중 합의, 홍콩에 긍정적"(종합)

입력 2019-10-13 00:57
트럼프 "홍콩시위 많이 누그러져…미중 합의, 홍콩에 긍정적"(종합)

'홍콩 방문' 크루즈 美상원의원 "람 장관이 예정됐던 면담 취소"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홍콩 시위에 대해 "많이 누그러졌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홍콩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무역협상 중국 대표인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만난 데 대해 취재진에 설명하던 중 홍콩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홍콩 문제를 논의했다. 나는 중국이 홍콩에서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홍콩을) 지켜봐 왔다"면서 "류 부총리에게 '몇 달 전 (시위) 초기에 많은 사람을 봤을 때보다 정말 많이 누그러졌다. 이제 훨씬 적은 수만 보인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홍콩 상황)은 자연히 해결될 것(take care of itself)이라 생각한다"면서 "나는 정말 이번 합의가 홍콩을 위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홍콩을 위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이날 홍콩에서 19주 연속 열릴 예정인 주말 집회를 앞두고 나왔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해 민주화를 요구하고 반중국 성격을 띠면서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에서는 그동안 시위대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데 대해 홍콩 시위대가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온라인 포럼 'LIHKG'에서 벌어진 논쟁에서는 계속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활동에 공을 들여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많았고, 자신들의 길을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시위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가 진정세라고 표현한 데 대해 속상해하며, 대규모 집회나 해외 선전전 전개 등 향후 시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사실상의 홍콩 제재조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틀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 중인 미국 유력 정치인 테드 크루즈(공화) 상원의원은 12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람 장관이 이를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크루즈 의원은 행정장관실이 이날 면담을 비밀로 해줄 것을 요청했고 자신은 언론에 이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면서 "람 장관이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중국 비판론자인 크루즈 의원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이날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색 옷을 입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루즈 의원은 "나는 중국 정부에 홍콩의 정치적 자유를 유지하겠다고 전 세계에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 시위 참가자 및 활동가들과 만났다면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통과가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행정장관실은 이메일을 통해 "람 장관이 크루즈 의원과 만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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