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모디, 사원·휴양지서 이틀 밀착회담…무역·테러 논의(종합)

입력 2019-10-12 18:59
시진핑·모디, 사원·휴양지서 이틀 밀착회담…무역·테러 논의(종합)

11∼12일 유네스코 유적 등서 비공식 회담…영유권 문제 제기 없어

모디 "양국 협력의 새 시대 열려"…시진핑 "빛나는 새 역사 써가야"



(베이징·뉴델리=연합뉴스) 심재훈 김영현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 남부에서 열린 이틀간의 비공식 회담에서 무역과 테러 대응 등을 주제로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12일 인도 매체와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에서 여러 차례 회동하며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무역 이슈, 투자·인적 교류 확대, 테러 공동 대응, 군사 협력 강화 등을 주요 주제로 다루면서 신뢰를 다졌다.

특히 무역은 양측 모두에 전략적 수요가 있는 의제였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신흥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인도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고, 인도는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를 줄일 방안을 원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018∼2019 회계연도(매해 4월 시작)의 경우 570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 외교부의 비자이 고칼레 차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중국의 대인도 투자, 교역 규모 확대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고칼레 차관은 "양측은 무역과 투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테러 및 급진주의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관심을 모았던 양국 영유권 관련 이슈는 이번 회담에서 제기되지 않았다고 고칼레 차관은 덧붙였다.

양국은 최근 카슈미르 인근 라다크, 부탄 동쪽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의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두 정상은 11일 첸나이 남쪽 '힌두교 사찰 도시' 마말라푸람에서 사원을 함께 거닐며 양국 간 교류 역사와 문명에 관해서도 대화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 모두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문명국으로, 두 나라 조상들은 장애를 극복하고 폭넓은 교류를 통해 양국 모두에 큰 혜택을 줬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인도는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인문 교류를 넓히고 다른 문화간 대화와 교류를 열어가 아시아 문명에 빛나는 새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모디 총리는 "수천 년의 발전을 거쳐 중국과 인도는 이미 중요한 신흥 경제체제로 성장했고 교류 및 협력 강화가 두 나라 발전에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인도의 문명은 유구한 것"이라면서 "이들 문명에 내포된 지혜는 현 세계가 직면한 각종 도전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힌두교 쇼어 사원을 비롯해 갠지스강 관련 신화가 담긴 벽화, 석조상 등 7∼8세기 유적을 돌아봤고 현지에서 만찬도 소화했다.

마말라푸람은 당시 인도 남부를 지배한 팔라바 왕조의 주요 항구로 중국과도 교류했다.

특히 마말라푸람은 중국 푸젠(福建)성과도 활발하게 교역한 곳으로 알려졌는데, 시 주석은 푸젠성 성장 등을 역임했다.

두 정상은 12일에는 첸나이 남쪽 유명 휴양시설인 '타지 피셔맨스 코브'에서 단독 회담, 확대 회담 등을 열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회동에 앞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비공식 회담이라는 성격상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네팔의 K.P. 샤르마 올리 총리 등과 회동하기 위해 네팔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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