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비자·마스터도 '페이스북 가상화폐 동맹'서 하차
미·유럽 규제당국의 반발 이어 내부 균열…리브라 동맹 와해하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와 카드회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이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가상화폐 '리브라'에서 하차를 선언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베이와 비자, 마스터카드, 그리고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는 이날 모두 리브라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28개 기업의 연합체 '리브라 연합'을 꾸려 이 가상화폐를 관장하고 운영하기로 했는데 이들이 이 연합에서 발을 빼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 4일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리브라 철수 선언에 이어 나온 것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의 정부, 의회, 중앙은행의 반발에 부닥친 리브라 사업이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NBC는 "이베이와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가 배에서 뛰어내리면서 페이스북의 리브라 동맹이 와해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날 탈퇴를 선언한 업체들은 리브라 사업을 존중하고 거기서 잠재력을 본다면서도 다른 부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자는 "최종 결정은 모든 규제 요구사항을 완전히 충족할 수 있는 리브라 연합의 능력을 포함해 많은 요소에 의해 내려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스트라이프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온라인 상거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지지한다면서 더 후기 단계에 리브라 연합과 협업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이 가상화폐가 독립 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 사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소비자 보호를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해 의회가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서 리브라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최초의 28개 기업 연합이 점차 쪼그라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결제 업체 가운데 리브라 연합에 남아 있는 곳은 페이유와 아르헨티나의 메르카도파고 등 2곳뿐이다. 우버와 리프트도 리브라 사업에 계속 참여 중이라고 CNBC에 밝혔다.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사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번 변동 사항(탈퇴)으로 리브라의 운명을 재단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하겠다"라며 "이처럼 압력이 가중될 때는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브라 협회도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우리는 계속 전진하고 강력한 연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위해 금융의 장벽을 부수는, 안전하고 투명하며 소비자 친화적인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이달 23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증인으로 불러 리브라 사업에 대한 청문회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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