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나는 30대 에너지를 가진 74세 남성…재혼도 고려"
차기 대선 출마 의지도 내비쳐…보우소나루 강력 비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석방되면 재혼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서 프랑스 TV 방송인 '프랑스24'와 인터뷰를 통해 재혼 의사를 공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나는 30대의 에너지를 가진 74세의 남성"이라면서 "풀려나면 재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남부 파라나 주의 주도(州都)인 쿠리치바 시내에 있는 이타이푸 댐 관리업체에서 근무하는 사회학자 '호잔젤라 시우바'라는 여성과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해 차기 대선 출마 의지도 내비쳤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보우소나루는 원주민과 빈곤층, 노조원, 노동자당(PT)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환경 문제 등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비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지난달 칠레 TV와 회견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룰라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인권침해 논란에 관해 조사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프랑스 파리시는 최근 재임 시절 브라질의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벌인 노력을 인정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명예 시민증을 수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재임하는 동안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등을 통해 브라질 국민 3천만 명을 극빈 상태를 벗어나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되는 생계비는 1가구당 평균 188.63헤알(약 5만4천400원)이다.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빈곤·극빈층 가구는 올해 1천380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1천320만 가구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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