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이스라엘' 브라질 보우소나루, 이달 말 중동 3개국 방문
인프라 사업 346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 주력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올해 초 집권 이래 친(親) 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이달 말 중동 3개국을 공식 방문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외교부의 케네스 펠릭스 다 노브레가 중동·유럽·아프리카 국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중동 3개국에서 브라질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중동 3개국 방문에는 8개 부처 각료와 120여 명의 기업인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중동 3개국으로부터 1조2천억 헤알(약 346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UAE는 1조 달러, 카타르는 5천40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는 8천5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중동 3개국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 이스라엘 행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브라질 정부는 11∼12월 중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사무소는 브라질 연방정부 산하 수출투자진흥공사(Apex)가 관리·운영하게 되며 농업 등 관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무역사무소가 무역, 과학기술, 혁신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외교공관에 준하는 위상을 갖출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무역사무소 설치가 대사관 이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며 브라질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는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몰아내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교의 성지이며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무역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대사관 이전에 대한 아랍권의 반발, 무역 관계 악화 가능성과 함께 국제 테러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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