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우크라 통화 전후로 美NSC에서 최소 4명 이상 경고"
WP, 정부 소식통 인용 보도…"통화 들으며 뭔가 잘못됐다 생각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우크라이나 의혹'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 통화 전후로 최소 4명 이상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이 백악관 법률팀에 직접 우려의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 등 소식통을 인용해 4명 이상의 NSC 관료들이 양국 정상 간의 통화가 있었던 지난 7월 25일 전후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에 관한 내부고발이 터져 나오기 전부터 일부 NSC 관료들이 백악관 공식 채널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주의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새로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자료를 받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에도 NSC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슷한 시점에 이뤄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의 갑작스러운 해임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했다고 WP는 전했다.
대사 해임의 배후에는 바이든 아들 관련 의혹을 증폭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SC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통화로 인해 이러한 우려는 더욱더 커졌다고 WP에 밝혔다.
백악관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통화 내용을 듣고 있을 당시, 통화상에서 진행되는 것들에 대한 명백한 우려가 있었다"며 "사람들이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문제의 통화 내용을 편집한 녹취록이 여러 사람에게 공개된 백악관 전산망에서 극비 첩보 활동이 보관된 전산망으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존 볼턴 전 NSC 보좌관 등 고위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때 발언에 대해 많은 문제 제기가 접수되자, 해당 통화 전문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볼턴 보좌관 등 NSC 고위 당국자 사이에서도 문제의 통화와 이에 따른 사건에 대한 우려가 심각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대통령 통화 내용을 청취한 NSC 관료들은 존 아이젠버그 NSC 법률고문을 곧바로 찾아가 경고를 전달했다.
아이젠버그 법률고문에게 의견을 피력한 NSC 관료들이 이후 '우크라이나 의혹' 내부고발자와 접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아이젠버그 법률고문이 "추적하겠다"고 답했다면서 그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한 뒤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에 이를 전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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