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세 생일맞은 美시카고 할아버지 "그저 일만 했을 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장수 비결? 그걸 내가 대체 어떻게 알겠나. 무엇이 나를 이렇게 오래 지탱해주었냐고? 모르겠어. 그저 일만 했을 뿐."
최근 107번째 생일을 맞은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 주민 어기 바버리의 말이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WGN방송은 "미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8세"라며 "어느 모로 보나 평범한 사람이 아닌" 바버리의 일생을 소개했다.
바버리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적 양친을 잃은 그는 "겨우 열 한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마음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애틋함을 표현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2년 전인 1912년 태어난 바버리는 우리가 역사책에서나 배운 많은 일들의 산 증인이다.
그간 무려 19명의 대통령을 거쳤다는 바버리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1945~1953 재임)을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바버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조명회사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평생 일하고 은퇴했다.
그는 24년 전인 1995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아이다와의 사이에 두 자녀를 두었고, 현재 4명의 손자와 6명의 증손자가 있다.
아들 레이는 아버지에 대해 "마음이 여유롭고 관대한 성격"이라며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고, 갑자기 화를 내는 일이 결코 없다. 어쩌면 그런 성격도 장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버리는 노터데임 대학 풋볼팀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야구팀의 적극적인 팬으로, 종종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고 밝혔다.
식습관을 묻는 질문에 그는 "소식하고, 하루 두 잔 적포도주를 마신다"고 귀띔했다.
바버리가 살고 있는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사우스시카고하이츠는 그의 10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도로 일부를 '어거스트(어기) 바버리 명예 도로'로 명명하기도 했다.
WGN방송은 "바버리는 진정한 아메리칸 클래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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