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 휩쓴 북반구, 역대 최고기온 신기록 400개 쏟아져
美 기후과학연구소 '버클리어스', 5∼8월 각국 기상관측 자료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올해 여름 북반구를 휩쓴 폭염으로 곳곳에서 수은주의 눈금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최고 기온 신기록이 양산됐다고 BBC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기후과학 연구소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가 지난 5∼8월 북반구에 있는 기상관측 시설에서 측정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9개국에서 총 396개의 최고기온 신기록이 수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클리 어스는 북반구 주요 기상관측소들이 최소 40년간 측정한 자료들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사상 최고기온 기록의 약 3분의 1은 독일에서 나왔고,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특히, 유럽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6월과 7월에 지점별·국가별로 최고기온 기록이 많이 깨진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프랑스는 역대 사상 최고기온인 46도까지 수은주가 치솟았으며, 영국과 벨기에,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도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 기간 30개가 넘는 사상 최고기온 기록이 수립됐다.
올 여름 11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은 일본에서도 10개의 최고기온 기록이 세워졌다.
로버트 로데 버클리 어스의 선임 연구원은 BBC에 "유럽의 일부 지역은 150년 넘는 날씨 관측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계속해서 사상 최고기온을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데 박사는 기록적인 고온 현상이 증가하는 이유를 지구 온난화에서 찾았다.
그는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관측소들이 새 기록을 세우기가 쉬워졌다"며 "과거에는 관측소들의 약 2%만이 주어진 연도 내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최근에는 올해처럼 5%가 넘는 관측소들의 최고 기온 측정치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지구가 전례 없는 온난화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 소장 직무대행인 프레데리케 오토 박사는 "지난 7월 서유럽 대륙에서의 폭염은 극심한 수준이었다"며 "기후변화가 없었으면 기온이 그 정도까지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은 전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더운 7월로 기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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