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일국양제 수용하면 대만 생존공간 없어져"

입력 2019-10-10 14:48
차이잉원 "일국양제 수용하면 대만 생존공간 없어져"

대만 108주년 '쌍십절' 국경일 담화서 "자유민주 기치 아래 단결"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10일 중화민국(대만) 108주년 국경일을 맞아 일국양제(1국가 2체제)는 수용할 수 없으며 자유민주의 기치 아래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NEXT TV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국경일 행사에서 '강인한 국가, 세계로의 전진'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대만인의 자신감을 다시 세워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대만이 되자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경일 경축행사는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테드 크루즈(공화) 미국 상원의원,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 우둔이(吳敦義) 국민당 주석, 강영훈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 등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행한 연설에서 과거 70년을 언급하면서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수용하면 중화민국은 생존 공간이 없어진다"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총통이 나서 국가의 주권을 수호하는 것은 도발이 아닌 총통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이 총통은 중국의 '굴기'(우뚝 섬)와 세력 확장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세계질서가 도전받고 있어 인도태평양전략의 최전방에 있는 대만이 민주주의 가치 수호의 최일선의 방어선으로 국제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의 미래에 관한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차이 총통은 3대 목표로 첫째 전 국민이 자유민주의 기치 아래 단결하는 것을 통한 주권의 수호, 둘째 대만의 지속적인 강대화와 경제력 강화를 통한 부국강성 건설, 셋째 세계로 진출해 국제무대에서 용감하고 자신감이 있는 중화민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내걸었다.

한편, 야당인 중국국민당 대선 후보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은 이날 정오께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 백서를 장산정(張善政) 전 대만 행정원장 등 정책고문단이 배석한 가운데 발표하고 이를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한 시장은 정책백서에서 중화민국 주권수호를 위한 4대 청사진 및 주장을 밝혔다.

4대 주장은 ▲ 주권 수호를 위해 '일중각표'(一中各表·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의 92공식을 견지한다 ▲ 양안은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 대만 내 여야의 대화기구를 만들어 내부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대만내 민주화의 경험을 중국의 정치적 개혁의 본보기로 삼아 중국의 민주화를 돕는다 등이다. 아울러 중국의 민주화만이 양안의 평화적 발전을 확립할 수 있다고 한 시장은 덧붙였다.

'92공식'이란 1992년 11월 민간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홍콩에서 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一中各表)하기로 한 것을 말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에, 대만은 '일중각표'에 무게를 둔다.

가오슝시에서는 이날 오전 20년 만에 국경일 국기 게양식이 열리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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