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시리아 공격 틈타 IS연계 수용시설 수감자도 탈출 노려"

입력 2019-10-10 11:48
"터키의 시리아 공격 틈타 IS연계 수용시설 수감자도 탈출 노려"

쿠르드 시리아민주군 "터키군, IS 포로 수감시설 공습" 주장

인접국 이라크 대통령 "재앙 피하려면 국제사회 힘 모아야"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터키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하면서, 혼란을 틈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최대 수용시설 수감자들도 탈출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IS에 연계된 사람들을 수용한 시설로는 가장 큰 시리아 북동부 알 하울 난민 캠프에 있는 여성과 어린이들이 곧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이 캠프에는 IS 조직원의 가족 등 IS와 관련이 있는 여성과 어린이 약 6만명, 시리아 내전으로 터전을 잃은 난민 약 1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IS의 엄격한 규율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죄수들을 살해하기도 한 이슬람 급진파 여성들은 터키의 군사작전이 개시되자 캠프 내 은밀히 잠복한 IS 조직원들이 이틀 안에 시설을 관리하는 쿠르드족 경비대를 공격하고, 자신들을 풀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알-하울 캠프에 수감돼 있는 한 여성은 문자·음성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그들은 터키의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이 기회를 이용, 이 끔찍한 곳을 탈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과거 IS가 차지했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는 과거 IS 통치하의 '칼리프국'에 소속돼 있던 성인과 어린이 약 9만여명이 쿠르드족이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의 통제를 받고 있다.

미군이 이 지역에서 철군하고, 곧바로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시리아 북부를 공격하면서 이들의 운명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알 하울 캠프에는 수용자가 수만 명에 달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4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이 터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시설 경비인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용시설은 더 불안정 처지로 내몰렸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했던 1천명에 달하는 미군이 철수하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9일 쿠르드족 소탕을 명목으로 이 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터키는 SDF가 1980년대부터 자국에 대항해 저항운동을 벌여온 쿠르드노동자당(PKK·터키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터키 내 무장 정파) 소속이라고 주장해왔다.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감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정치권을 포함해 국제사회로부터 IS 격퇴전 당시 동맹인 쿠르드족을 배신했다는 비판에 처했다.

시리아 인접 국가에서는 미군 철수로 터키의 군사행동이 현실화하면서 지역의 불안정을 틈탄 IS가 다시 세력을 규합해 회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하며 터키의 공격이 인도주의적 고통을 야기하고 IS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DF는 9일 트위터를 통해 "IS 조직원들이 갇혀 있던 수감시설 중 한 곳이 터키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SDF는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나, IS 조직원들의 탈출 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또한 9일 오전 시리아 북부 도시 라까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도 IS 세력이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까 테러로는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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