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노벨화학상 수상자는 '샐러리맨 연구자'…초등때 책 인생 바꿔

입력 2019-10-09 22:01
日노벨화학상 수상자는 '샐러리맨 연구자'…초등때 책 인생 바꿔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에서 연구에 매진…57세 때 박사학위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선물한 '촛불의 과학'으로 과학에 흥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9일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71·吉野彰) 아사히카세이(旭化成) 명예 펠로우는 대학이 아닌 기업에서 연구 활동을 펼쳐온 '샐러리맨 연구자'다.

그는 교토(京都)대 대학원 졸업 후 24세 때인 1972년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해 지금까지 이 회사에 몸을 담고 있다.

아사히카세이에서 배터리 기술개발 담당부장, 이온 2차전지 사업 추진실장 등을 맡으며 연구 활동을 거듭해온 그는 57세인 2005년이 돼서야 오사카(大阪)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7년부터 메이조(名城)대 교수직도 겸하고 있다.

요시노 씨에게 노벨 화학상의 영예를 안겨준 리튬이온 전지는 그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자가 도전해온 분야다.

충전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2차 전지에 반응성이 높은 금속 리튬을 전극에 사용하는 시도는 많은 연구자가 도전했었다.



하지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성능이 낮아지고 '열폭주'(온도 변화가 그 온도 변화를 더 가속하는 현상)라는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실용화가 힘들었다.

요시노가 지금의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하는데 힌트를 준 것은 2000년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인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 박사의 연구 결과였다.

시라카와 박사가 발견한 '도전성고분자(전기가 통하면서도 금속에 비하여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한 플라스틱)'의 폴리아세틸렌을 활용한 연구를 1981년 시작했고 이후 현재 사용하는 리튬이온 전지의 원형을 1985년 완성했다.

리튬이온 전지는 이후 소형화됐고 1991년 이후 대량생산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부의 소도시 스이타(吹田) 시에서 잠자리를 쫓는 놀이를 하며 평범하게 자라던 그가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책 한 권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여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마이클 페러데이의 강연집 '촛불의 과학'을 읽고 과학에 흥미가 생긴 그는 주변의 화학 물질로 '실험'을 하는 일을 즐겨 하게 됐다.

이후 과학이 좋아하는 과목이 되면서 대학에서 석유화학을 전공하게 됐고 이는 화학기업 입사와 리튬이온 전지 연구로 이어졌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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