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홍콩해방' 외친 게이머 중징계했다 반발 직면

입력 2019-10-09 18:39
블리자드, '홍콩해방' 외친 게이머 중징계했다 반발 직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유명 게임업체인 블리자드가 인터뷰 도중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한 게이머를 중징계했다가 반발에 직면했다.

9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홍콩 출신 '하스스톤' 게임 선수인 청응와이(활동명 블리츠 청)는 지난달 5일 대만에서 블리자드 주최로 열린 아시아태평양 그랜드마스터 대회에 참가했다.

청씨는 블리자드가 공식중계한 경기 후 인터뷰 때 홍콩 시위대의 상징 중 하나인 가스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등장했고 "홍콩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치며 시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블리자드는 이후 1년간 청씨의 '하스스톤' 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하고, 그가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을 몰수하는 징계를 내렸다. 또 해당 경기와 인터뷰 영상을 공식 채널에서 삭제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하스스톤' 국제투어에 100만 달러(약 11억9천만원)의 상금이 걸려있으며, 청씨는 지금까지 최소 3천 달러(약 358만원)의 상금을 획득했고 향후 경기에서 추가 상금을 딸 가능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블리자드는 "우리는 누군가 개인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면서도 "청씨의 발언은 회사에 유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블리자드는 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언제나처럼 중국의 존엄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는 중국어 성명을 내기도 했다.

청씨는 "내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 이로 인해 실생활에서 개인의 안전 등 많은 곤란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뭔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블리자드의 이번 조치가 미국인들의 분노를 샀다면서, 블리자드가 미국 회사인 만큼 청씨의 발언은 '언론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블리자드는 중국 공산당을 기쁘게 하기 위해 창피를 당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어떠한 미국 기업도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자유에 대한 요구를 검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블리자드가 중국에서의 사업 이익을 지키기 위해 기업가치를 타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성난 게임 사용자들 사이에서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대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표현 이후 중국 기업들의 후원이 중단되는 등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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