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전 교황, 추기경들에 프란치스코 교황 지지 호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베네딕토 16세(92) 전임 교황이 보수 가톨릭계로부터 비판을 받는 프란치스코 현 교황을 지지해달라고 추기경들에 호소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최근 새로 임명된 13명의 추기경을 접견한 자리에서 "교황을 충실히 보필하는 일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자진 사임했다. 교황의 자발적 사임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598년 만의 일이다.
사임 이후 줄곧 바티칸에 머물러온 베네딕토 16세는 그동안 교회 이슈와 관련한 발언이나 입장·의견 표명을 꺼려왔다.
이번 발언은 자신의 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지를 넓혀주고 가톨릭교회의 변혁을 추구하는 그의 개혁적 행보에 힘을 실어주려는 뜻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의 전통과 교리를 충실히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는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이를 위한 제도 변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미국 교구를 비롯한 보수 가톨릭계에선 이러한 교황의 행보가 가톨릭 전통과 맞지 않는다며 반발해 이른바 '보혁 갈등'이 표면화했다.
보수 가톨릭계는 남미 아마존 지역의 현안을 논의하고자 지난 6일 개막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를 계기로 아마존 등 일부 오지의 사제 부족 문제의 해소를 위해 제한적으로 결혼한 남성에게도 사제품을 주자는 의견이 나오자 수백 년간 이어진 '신부독신제' 전통을 무너뜨리는 '이단적' 주장이라고 비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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