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대물림' 막는 자금출처 세무조사 작년 2천300건…60%↑
서면확인 제외한 실지조사만 비교하면 240% 증가
국세청 "변칙 증여 검증 강화"…박명재 "반 기업정책 기조 탓"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국세청이 작년에 거액의 재산을 취득한 자금의 출처를 조사한 건수가 1년전보다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일상화한 변칙 증여 검증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대재산가들에 대한 표적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작년 한 해 국세청의 자금 출처 조사 건수는 2천295건으로 전년보다 60.2% 늘었다.
자금 출처 조사는 재산을 취득했을 때 들어간 자금이 당사자가 스스로 조달한 것이라고 입증하지 못할 경우 증여세 탈루가 있다고 보고 세금을 추징하는 목적의 세무조사다.
부모가 자녀에게 거액의 현금을 준 뒤 자녀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하도록 하는 등의 '부의 대물림'을 막겠다는 취지다.
자금 출처 조사는 2014년 1천985건에서 2015년 1천839건, 2016년 1천601건, 2017년 1천433건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나 작년 갑자기 2천건대로 급격히 뛰어올랐다.
국세청은 우편 등으로 보유자가 자금 출처를 밝히는 '서면확인'을 한 뒤 본 세무조사 성격의 '실지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했지만, 서면확인이 유사 세무 조사라는 지적에 따라 작년 3월 이를 폐지했다.
2014∼2017년은 실지조사보다 서면확인이 꾸준히 많았지만, 작년 실지조사(2천98건)가 서면확인(197번)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이유다.
작년 조사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이를 통한 증여세 추징세액은 오히려 줄었다.
2014년 4천158억원이던 추징세액은 2015년 4천165억원, 2016년 4천481억원 2017년 4천71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작년에는 2천58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세청은 작년에 자금 출처 조사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국회 등의 지적에 따라 검증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 납세 인식을 높이기 위해 국회 등에서 자금 출처 검증 건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일상화된 변칙 증여에 대해 자금출처 검증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최근 정부가 대기업과 대재산가를 위주로 세무 조사를 늘린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허수인 서면확인을 제외하고, 실지조사 건수로만 연도별 증감을 비교해야 실제 세무조사 빈도를 알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실의 지적이다.
작년 실지조사 건수는 2천98건으로, 전년보다 241.7%나 증가했다. 2014년 488건, 2015년 566건, 2016년 591건, 2017년 614건과 비교하면 작년의 실지조사 건수는 이례적으로 많다.
박명재 의원은 "작년 대기업 사주일가와 대재산가에 대한 세무조사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반 기업정책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기조가 자금 출처 조사에도 녹아 들어가 있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빌라나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와 증여세 탈루 의혹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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