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철군 '후폭풍'…IS 외국인 포로 운명도 불투명

입력 2019-10-08 11:27
수정 2019-10-08 16:32
美 시리아 철군 '후폭풍'…IS 외국인 포로 운명도 불투명

쿠르드 시리아민주군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경고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주둔 미군의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이로 인해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외국인 포로들의 운명이 불확실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쿠르드가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은 이날 미군이 이미 북동부 시리아와 터키의 접경지역에서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쿠르드계 통신사인 하와르 역시 미군 장갑차들이 접경 지역의 요충지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을 이미 방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은 "이 지역을 전쟁 지역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철수하는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시리아 북동부를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DF는 미군의 철수로 쿠르드 세력 소탕을 선언한 터키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외국인 IS 포로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혼란을 틈타 IS 포로들이 탈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SDF는 성명을 내 "우리는 반복해서 외국 국가에 국민인 IS 포로들에 대해 책임지라고 요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SDF와 트럼프 대통령은 꾸준히 유럽 각국에 현재 시리아 북동부에 억류 중인 외국인 IS 조직원 2만명의 송환을 촉구해왔다.

대부분 유럽 출신인 이들이 제대로 자신들의 나라에서 처벌과 함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당시 유럽 각국은 이들을 데려가면 안보 위협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송환을 주저했다.

가디언은 터키가 IS 포로들을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무장세력들이 오히려 감옥을 중심으로 재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시리아 국경에 설정된 안전지대 밖에 있는 알 하울 난민 캠프에는 7만4천명에 달하는 IS 여성과 어린이들이 400명에 불과한 SDF 군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이 캠프는 이미 극단주의와 폭력의 온상이 돼버렸다.

구호단체들은 터키의 북동부 시리아 공격이 '인도주의적 재앙'(humanitarian disaster)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은 40개국에서 온 9천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수용소에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국제사회는 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위한 긴급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시리아 쿠르드가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 이른바 '로자바'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특수부대가 쿠르드가 철수할 경우 캠프의 안전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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