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총선 혼조세…"확실한 승자 없어"
출구조사에서 이슬람주의 성향 '엔나흐다' 박빙 1위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6일(현지시간) 총선이 치러진 가운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정당이 없을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선거는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봉기로 독재자 벤 알리 전 대통령을 몰아낸 이후 튀니지에서 세 번째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다.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마무리된 직후 온건 이슬람주의 성향의 '엔나흐다'와 신생 정당 '칼브 투네스'(튀니지의 심장)는 자신들이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시그마콩세이'는 출구조사 결과 엔나흐다가 17.5%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보 성향의 칼브 투네스가 15.6%로 그 뒤를 이었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17석 가운데 엔나흐다는 40석, 칼브 투네스는 35석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의회 제1당인 엔나흐다에게 사실상 커다란 패배라고 dpa는 전했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엔나흐다는 2014년 선거 때 득표율인 27.8%(69석)에 비해 지지도가 급격히 추락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과반의석인 109석에 미치지 못해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014년 선거에서는 세속주의 정당인 니다투니스(튀니지당)가 전체 217석 가운데 최다인 86석을 확보해 제1당에 올랐다.
당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니다투니스는 엔나흐다와 연립정부를 꾸렸지만, 이후 연정이 붕괴했다.
투표의 공식결과는 오는 8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신생 정당의 약진으로 인한 튀니지 정치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 분석가인 살라헤딘 주르치는 "새로운 형태의 국회가 꾸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엔나흐다 등 한때 집권했던 정당들이 강력한 변혁에 직면하고, (언론계 거물)나빌 카루이가 이끄는 칼브 투네스당 등 신생 정당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르치는 어떤 정당도 자력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생 정당 칼브 투네스는 지난 6월 언론계 거물인 나빌 카루이가 설립한 정당이다.
그는 지난달 칼브 투네스의 대선 후보로 나와 15.6%의 득표율을 기록, 법학교수인 카이스 사이에드(득표율 18.4%)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튀니지 유권자들은 오는 13일에는 대통령 결선 투표를 치른다.
2011년 아랍 봄 민중봉기의 발원지인 튀니지는 최근 몇 년간 사회 불안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튀니지는 현재 15%나 되는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에 따른 경제 악화로 국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한편,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ISIE)는 등록된 유권자의 약 41.3%가 이번 총선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에 치러졌던 지난 총선 투표율(64%)보다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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