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 홍콩 시위대의 시민 폭행 집중 부각(종합2보)
시위 참가자들 충돌한 택시기사 집단 폭행 등 보도
인민일보 "복면금지법, 홍콩 폭도들 살균소독하기 위한 법"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대가 자신들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폭행하고 있다며 '시위대의 폭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7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홍콩 삼수이포에서 시위대가 세운 바리케이드를 건너려던 붉은 셔츠 차림의 택시 기사가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폭행당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신문은 '폭도'들이 불법 집회라는 경찰의 경고에도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일반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아 이 노인 택시기사가 이를 뚫고 지나가려 한 것이라면서 시위대가 그를 폭행하고 차량도 부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 택시 기사가 차량을 둘러싼 시위 참가자들 속으로 차를 몰아 여성 여러 명을 치었다고 보도했지만, 글로벌타임스 기사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또 홍콩 방송국 TVB의 배우 셀린 마가 전날 몽콕에서 중국은행의 현금인출기(ATM)를 파괴하는 시위대를 촬영하다 이들로부터 맞았다고 전했다.
셀린 마는 동영상에서 입가에 피를 흘린 채 "그들이 나한테 달려들어 나를 때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지난 5일에는 센트럴에서 JP모건체이스 직원이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라고 말했다가 구타당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에 오른 동영상을 보면 홍콩 사람들이 쓰는 광둥화(廣東話)가 아니라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만다린)를 쓰는 이 직원은 시위대가 "본토로 돌아가라"고 하자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다"라고 응수했다가 한 시위자로부터 폭행당했다. 이 사건은 중국 본토에서 거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일련의 시위대 폭력 행위를 놓고 홍콩 경찰은 평범한 홍콩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문명사회의 마지노선을 건드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주 긴급법을 50여년만에 발동시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불법화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 연속 일어났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복면금지법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복면금지법 시행에 대해 "홍콩을 살균소독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법"이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두둔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은 테러리즘이 번식하고 악이 범람하는 곳으로 전락했다"며 "복면금지법은 진짜 폭도들을 겨냥한 법으로, 홍콩을 살균소독하기 위해 필요한 시의적절한 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홍콩 경찰의 활동을 보여주는 앱의 판매를 승인한 것을 비판했다.
'HKmap.live'라는 앱은 이용자들이 잠재적 위험 지역을 피해갈 수 있게 도와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 앱이 이용자가 법 집행을 피하도록 돕는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가 지난 4일 이 결정을 뒤집고 다시 앱 판매를 허가했다.
환구시보는 6일 "애플이 이전의 올바른 결정을 갑자기 바꾸었다"면서 "흑백을 뒤집는 서양 세력이 애플에 강제로 앱을 승인하게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7일에는 사설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홍콩의 복면금지법을 비판한 것을 겨냥해 "홍콩의 반대파를 도와 거짓 여론을 조성해 폭도들을 고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펠로시 같은 악랄한 정객들은 복면금지법으로 홍콩의 상황이 좋아지면 실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 쓴 홍콩인 대규모 시위…"임시정부 수립" 주장까지 / 연합뉴스 (Yonhapnews)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