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美, 하노이 회담 후 기본입장 큰 변화 없지만 유연"(종합)

입력 2019-10-05 12:18
수정 2019-10-05 22:43
조윤제 "美, 하노이 회담 후 기본입장 큰 변화 없지만 유연"(종합)

주미대사관 외통위 국감…"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는 확고"

"비핵화 목표 변치 않아…진전있을 때까지 대북제재 한미 긴밀공조"

"방위비 협상, 수치 포함 의견교환"…"日보복 철회시 지소미아 재검토 용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임주영 특파원 = 조윤제 주미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큰 변화가 없지만 유연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 측 입장이 좀 더 동시적·단계적 상응조치 쪽으로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질의에 "미국 측에서는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큰 변화가 없다고 그렇게…(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에 그 연장선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실무 협상이 이뤄진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하자 조 대사는 "그렇지만 훨씬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서는…"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그러니까 하노이 회담보다는 조금 더 융통성 있고 유연성 있는 접근, 이런 것이 있다. 이렇게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것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이고 그런 상응하는 어떤 조치들로까지 갔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지요'라고 거듭 확인하자 조 대사는 "예"라고 답했다.

조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 방법론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다며 대북 접근법에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질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새로운 방법은 어떤 배경과 생각을 갖고 한 것인지 모른다"며 "다만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트럼프 대통령 외에 참모들에 의해 그 표현이 다시 에코(반복)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고 변치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방이 있는 협상이기 때문에 서로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로드맵을 그려나갈지는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조 대사는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한 민주당 박정 의원 질의에는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북미 대화가 진행되면 그런 룸(여지)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일단 그런 진전이 있을 때까지는 한미간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긴밀한 공조를 해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핵화를 위한 확고한 진전이 있을 때 여러가지 제재 문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어떤 것이 구체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는 아직 미 측에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박주선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도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는 동시에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적극 지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조 대사는 민주당 이석현 의원 질의에 "그 문제는 양측에서 모두 어떤 액수를 제시한 적은 없다"며 "그렇지만 토의를 하기 위한 여러 참고 포인트들이 있는데 그런 걸 지금 의견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박정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도 "제가 이해하기로는 주위에서 백그라운드에서 수치를 포함한 의견 교환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걸 원한다고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조 대사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미국의 공식 입장이 무엇이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질의에 "미국은 종료가 안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우리 입장을 미국에 설명했다며 "일본이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하면 우리도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한국시간 2일 이뤄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 질의에는 "대부분이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그랬다고 말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SLBM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인 독일이 회의를 소집했지만, 미국이 제동을 걸어 다음 주에 열리게 됐다면서 이런 것을 미국의 적극적인 의지로 볼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북미 예비접촉 및 실무협상과 관련, 1월에는 남북미가 스톡홀름에서 3자 실무회담을 했는데 이번에는 배제된 것 아니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에는 "우리가 배제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대사는 "그때 3자 회담을 한 것은 협상을 한 것은 아니다"며 "그것과 이번 경우는 케이스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협상에 관한 것이 아니었고 1.5트랙(반관반민)의 학자를 포함해서 일종의 세미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유엔 총회 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한미 정상회담을 한 것과 관련, 목적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을 전제로 우리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느냐는 질의에 "3차 북미 회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면서도 "다만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상당히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조 대사는 국군의날 당시 F-15K 전투기의 독도 상공 비행과 관련, 이는 생산적이지 않다는 미 측 언급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한 과거와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아직도 미국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임 이수혁 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한국당 원유철 의원 질의에 조 대사는 "행정 절차상 지연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곧 부여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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