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전망에 신중론
"비핵화 논의 재개는 유의미…협상 전망은 불투명"
비핵화 로드맵과 제재해제·체제안전 쟁점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북미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외신은 4일(현지시간) 상당기간 교착상태에 처한 비핵화 논의가 다시 시작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북미는 4일 실무협상 예비접촉을 거친 뒤 5일 공식적인 실무협상을 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로, 양측 대표단은 현재 스웨덴에 집결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북미 대표가 고위험의 핵협상을 재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양국 지도자 모두 협상 타결 유인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수개월간 교착상태와 긴장 고조 이후 공통점을 찾을지는 결코 분명하지 않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협상에 대한) 이해관계가 계속 커졌지만 양측 모두 공개적으로 어디에서 타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신호는 보여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멈춰선 실무협상이 재가동된다는 측면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비핵화 로드맵과 제재 해제, 체제안전 등 쟁점을 놓고 입장차가 상당한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도 "실무협상이 핵 논의의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면서도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 간 세 차례 만남에도 거의 성과를 내지 못한 논의 과정을 되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우선 순위 중 하나는 김 위원장과의 직접 거래였다면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에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에 주목했다.
또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되고 좀더 실용적 접근법을 취해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협상팀을 이끄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도 있다.
로이터는 "정책 분석가들은 볼턴의 이탈은 대화를 재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평양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려는 워싱턴의 목표를 좀더 쉽게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라먼 파르도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경제적 지원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점에서는 부분적 제재 해제라도 얻어낸다면 미국이 북한의 주장인 단계적 접근법에 진지하다고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논쟁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쇄의 유용성을 놓고 엇갈린 평가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미 방송 CNN에 미국 협상팀이 북한의 핵·미사일 확산 제한이라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초기 합의를 끌어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합의문 협상에 필요한 시간, 북한 핵 인프라의 규모와 복잡성, 북한의 협상 스타일 때문에 비핵화는 불가피하게 매우 길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김 위원장에게 그가 원한 것, 즉 세계무대에서의 입지를 제공해 왔다는 일부 우려를 전하면서 실무협상이 돌파구가 될지는 양측의 큰 격차를 고려할 때 걱정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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