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서 영유권 분쟁 일상화…베트남·필리핀, 발끈

입력 2019-10-04 10:39
中, 남중국해서 영유권 분쟁 일상화…베트남·필리핀, 발끈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남중국해 주요 암초들을 군사 기지화한 중국이 인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일상적인 일로 끌고 가 베트남과 필리핀이 발끈하고 있다.

4일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언론과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 해양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가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활동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면서 "이는 베트남의 주권과 관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인 만큼 즉각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베트남 당국과 라이언 마르틴손 미국 해군참모대학 조교수가 트위터로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하이양 디즈 8호는 지난 7월 3일 자국 해안경비대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베트남 EEZ에 있는 뱅가드 뱅크 인근 해역에 진입한 뒤 8월 7일 철수했다.

하이양 디즈 8호는 또 지난달 7일 다시 뱅가드 뱅크 인근 해역에 진입해 같은 달 27일까지 머물렀고, 현재는 베트남 EEZ 내 다른 해역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베트남 정부는 자국 경비함을 파견해 대치상황을 만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에 수차례 항의했지만, 중국은 자국 영해라고 맞서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과도 영유권 분쟁을 키워가고 있다.

노엘 클레멘트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지난 1일 상원에서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필리핀명 아융인) 암초로부터 4∼5해리 떨어진 지점에서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 한 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테오도로 록신 외교부 장관은 같은 날 밤 트위터를 통해 "당장 외교적으로 항의하라"고 지시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가 중국에 공식 항의하는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지난 9월 26일 보고서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들이 (중국이 점령한) 스카보러 암초뿐만 아니라 세컨드 토머스 암초,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루코니아 암초 인근을 더 빈번하게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올해 2월부터 필리핀 당국과 사전 협의 없이 자국 군함을 필리핀 남서부 타위타위주(州) 시부투 해협을 통과하도록 했다가 적발돼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살바도로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지난 8월 물리력 행사 가능성을 거론했을 정도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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