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재산 안 따지는 50년 공공임대…주차장엔 외제차 즐비
100가구중 12가구는 차량 2대 이상, 등록된 고가 외제차 188대
김상훈 의원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법령·운영방식 손질해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무주택에 청약통장만 있으면 입주 자격이 생기는 '50년 공공임대'에 소득·재산 요건을 마련해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관리공단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50년 공공임대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LH와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50년 공공임대 전체 2만5천742가구 중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가구는 3천38가구(11.8%)에 달했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인의' 단지에서는 전체 757가구 가운데 30.9%(234가구)가 가구당 차량 두 대 이상을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서울신림2'(28.6%), '대구가람1'(23.2%), '천안쌍용5-2'(20.2%) 단지도 입주민 5가구 중 1가구 이상이 차량 두 대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주민들의 차량 대장에는 고가 외제차가 총 188대 등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BMW(58대), 벤츠(27대), 폭스바겐(23대), 아우디(16대), 혼다(16대), 푸조(9대), 볼보(5대), 포드(5대) 등 유명 제조사가 주를 이뤘다.
BMW740, BMW 640, 벤츠S350 등 억대를 호가하는 차종에서부터 아우디A6, 볼보S60, 재규어 등 수천만원대 수입차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 개시일로부터 50년간 분양 전환하지 않고 임대로만 거주할 수 있다.
1993년 영구임대주택 공급이 중단된 직후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에 의해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2006년까지 10만가구가 공급되고 신규 공급이 중단된 상황이다.
전국 50년 공공임대주택 10만 가구 가운데 LH와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규모가 2만5천가구, 나머지 7만5천가구는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
50년 공공임대는 입주자 선정에서 소득과 자산에 대한 기준 없이 '무주택 가구 구성원', '청약통장 가입 1년 경과'만을 자격 조건으로 정하고 있다. 재계약의 경우에도 무주택 여부만을 확인한다.
반면, 영구임대주택은 국정감사와 언론 보도를 통해 입주와 거주를 위한 소득·자산 심사 요건이 강화됐으며 고가 차량에 대해서는 주차 등록을 제한하도록 법과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김상훈 의원은 "50년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에 대한 재고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자기 명의의 주택이 없는 일부 고소득 자산가는 50년 공공임대주택을 주거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민원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소득과 재산을 묻지도 않고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현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관계부처는 이른 시일 내 입주 가구의 소득과 자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50년 공공임대의 법령과 운영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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