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때 홍콩 대신 싱가포르 찾은 유커 급증…"시위 여파"
홍콩시위에 싱가포르 반사이익…7월 중국인 방문객 직전월 대비 46% 늘어
홍콩 관광업계 "사회불안 해소돼도 관광산업 정상화에 1∼2년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상하이(上海)에 거주하는 예룽창 씨(72) 부부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홍콩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 시민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10월까지도 끝나지 않을 줄은 몰랐다.
회계사 출신의 은퇴자인 예 씨는 "중국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중국 본토인이 그곳(홍콩)을 여행지로 선택할 수 없다. 우리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하고 어울릴 수 있는 장소를 원한다"고 말했다.
결국 예 씨는 국경절 황금연휴의 여행지를 싱가포르로 바꾸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홍콩 시위의 여파로 다수의 중국 본토인들이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홍콩 대신 싱가포르를 여행지로 택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본토의 은퇴자 수천 명이 홍콩의 시위 때문에 홍콩을 여행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홍콩 대신 싱가포르로 여행지를 변경했다.
홍콩 대신 싱가포르를 여행지로 선택하는 중국 본토인들은 지난 7월부터 급증 추세다.
싱가포르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싱가포르를 찾은 중국 본토인 방문자는 6월보다 약 10만명(46%) 늘어났다.
작년 7월에 비해서도 7.8% 늘어난 수치다.
반면 홍콩 관광 당국에 따르면 작년 7월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인은 440만명에 달했으나, 올해 7월에는 416만명으로 5.5%나 줄어들었다.
싱가포르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는 홍콩 시위 이외에도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중국 본토 관광객 유치 정책도 관련이 있다.
싱가포르관광위원회(STB)는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과 손잡고 창이 국제공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중국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반면 홍콩의 관광산업은 시위 여파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팀은 86%나 급감했다.
이번 달 홍콩의 호텔 숙박료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홍콩의 호텔 공실률도 30%에 달했다.
홍콩의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이우 시윙 변호사는 "홍콩의 관광산업은 현재 침체국면에 빠졌다"면서 "싱가포르가 직접적으로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당장 이번 국경절 황금연휴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의 사회불안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홍콩의 관광산업이 정상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선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 9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홍콩의 시위사태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법안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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