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경찰, 교황청 핵심조직 첫 압수수색…"금융부정 조사"

입력 2019-10-02 09:48
바티칸 경찰, 교황청 핵심조직 첫 압수수색…"금융부정 조사"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교황청 관료 조직의 심장부로 꼽히는 국무원과 교황청 금융감독 기구인 금융정보청(AIF) 등 교황청 핵심 기구가 전격 압수수색 당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바티칸 경찰이 1일(현지시간) 국무원과 AIF에 들이닥쳐 내부에 보관돼 있던 자료와 전자 기기 등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내고 이번 수색은 금융 관련 부정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지난여름 교황청 은행과 교황청 감사원이 제기한 고소의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무원과 AIF가 금융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색 대상이 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파악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국무원은 교황청 관료조직과 외교 등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으로, 13억 신자를 거느린 가톨릭의 본산 교황청 부처 중 가장 힘이 센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AIF는 교황청 내 모든 부처에 대한 재정 감독권을 지니고 있는 기관이다.

교황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이 부동산 거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한편, 교황청은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 재정 개혁 작업에 부쩍 공을 들여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교황청의 은행에 해당하는 종교사업기구(IOR), 교황청의 주식과 부동산을 관리하는 사도좌 재산관리처(APSA) 등의 감독 강화와 개혁에 힘을 쏟고 있다.

1942년 교황청의 종교·자선 활동에 쓰일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교황청 은행 IOR은 그동안 돈세탁 등 불법 금융 활동을 해온 혐의로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교황청 내 대표적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이탈리아 검찰은 IOR이 이탈리아 중앙은행의 허가 없이 지난 40년간 불법 금융거래를 해온 사실을 2015년 적발하고, IOR 전직 임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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