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트럼프 변호사 줄리아니 만난 적 없다"
젤렌스키, 트럼프 대통령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선 긋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와 만난 적이 없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는 한 번도 줄리아니와 만난 적이 없다. 그와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줄리아니가 만난 우크라이나 측 인사 가운데 자신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대선 라이벌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는 전화 통화를 한 이후 우크라이나 측 인사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의혹' 사건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지난 8월 말까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을 맡았던 유리 루첸코는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줄리아니 변호사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 줄리아니가 자신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털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한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줄리아니에게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의 대화 자료, 휴대전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그 밖의 통신 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주문장을 발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선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트럼프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6년 초 자기 아들이 소속된 가스 회사를 수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우크라이나 측을 위협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라고 젤렌스키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당 압력 논란이 확산하면서 미 민주당은 하원 차원의 대통령 탄핵 조사에 돌입했고,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하는 등 반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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