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화재로 일본제철 주요 공장 2곳 장기 가동중단
완전 복구에 6~10개월 예상…자동차용 특수강 공급 차질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최대 철강 그룹인 일본제철의 주요 공장 2곳이 장기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간토(關東)지방을 강타했던 태풍 15호 영향으로 지바(千葉)현에 있는 일본제철 기미쓰(君津)제철소의 2개 제강공장 중 한 곳에서 가스처리용 굴뚝이 무너져내렸다.
이에 앞서 자회사인 닛데쓰닛신(日?日新)제강이 운영하는 히로시마현 구레(吳)제철소에서는 지난 8월 공장 2곳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운전실 등이 크게 손상됐다.
닛케이는 완전복구까지 자동차 제조용 특수강을 생산하는 기미쓰제철소는 6개월, 구레제철소는 10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바퀴 부품과 타이어용 강재 반제품의 일본 내수 시장에서 일본제철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일본철강연맹 등에 따르면 일본 내 특수강 생산량은 2018년 기준으로 연간 1천931만t이다.
이중 강재가 약 2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은 자동차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제철은 두 공장의 가동 차질로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4천100만t으로 계획했던 조강생산량을 낮춰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기간의 연결영업이익으로 일본제철은 애초 1천500억엔을 예상했지만 수백억엔의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바퀴 부품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재는 일본에서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한정돼 두 공장의 가동 중단이 일본 자동차업체의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특히 가동이 중단된 구레공장이 생산하는 강재는 일본제철그룹이 일본 내 생산량의 약 70%를 커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제철은 홋카이도에 있는 무로란(室蘭)제철소 등 다른 거점을 활용해 반제품의 대체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특수강을 사용하는 완성차 및 차부품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제철과 거래하는 도요타자동차는 현 시점에선 차량 생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른 업체로부터 대체품 조달을 시작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 일본제철에서 타이어 보강재를 공급받는 브리지스톤은 다양한 루트로 대체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선재(線材) 등을 대량으로 쓰는 차 부품업체들도 대체 공급처 물색을 시작했다고 한다.
닛케이는 자동차에 사용하는 강재는 제철소 생산 라인별로 자동차업체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엔진이나 바퀴 부품은 안전을 좌우하는 중요 소재이기 때문에 대체 조달처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제철은 최근 몇년간 자연재해와 만성적인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3월에 끝난 회계연도에는 와카야마제철소와 오이타제철소의 고로에 문제가 생겨 80만t 규모의 감산 효과가 발생했다.
또 올 5월에는 기미쓰제철소에서 낙뢰사고로 가동이 중단돼 약 30만t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일본제철은 작년 10월 한국대법원 판결로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 징용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의무가 생겼지만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배상 의무가 없다는 일본정부 입장에 따라 배상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바로 그 회사다.
중일전쟁 등을 앞두고 일본의 철강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인 1934년 야하타제철소(八幡製鐵所) 등 7개 일본 철강업체가 합병해 출범한 일본제철은 이후 여러 차례 합병과 분할을 거쳐 2012년 신일철주금(新日?住金, 신닛테쓰스미킨)이 됐다가 올 4월부터 다시 일제 때 이름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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